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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점령지역: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민간인 44명 사망, 추가적인 전쟁 범죄 드러내 ― 새 조사 결과

  • 지난달, 알-마가지 및 라파에서 3건의 공습 발생
  • 민간인을 겨냥한 명백한 직접 공격으로 아동 32명 사망
  • 테이블 축구 게임을 하던 아동들, 집에서 잠자고 있던 가족들이 공습을 당함

국제형사재판소는 지난달 점령된 가자지구에서 아동 32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 민간인 44명을 살해한 이스라엘의 공습 3건을 전쟁 범죄로 보고 수사해야 한다고, 국제앰네스티는 27일(현지시각) 밝혔다.사망자 외에 민간인 최소 20명에게도 부상을 입힌 이 공습들―2024년 4월 16일 알-마가지al-Maghazi에서 1건, 4월 19일과 20일 라파에서 2건―은 지난 7개월간 이스라엘 군이 점령된 가자지구에서 저지른 더 광범위한 전쟁 범죄의 반복적인 양상을 드러내는 추가적인 증거다.

이 파괴적인 공습들은 가족들을 대량으로 죽이고 아동 32명의 생명을 잔인하게 단축시켰다.

– 에리카 게바라 로사스 국제앰네스티 조사, 어드보카시, 정책 및 캠페인 선임 디렉터


에리카 게바라 로사스Erika Guevara-Rosas 국제앰네스티 조사, 어드보카시, 정책 및 캠페인 선임 디렉터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파괴적인 공습들은 가족들을 대량으로 죽이고 아동 32명의 생명을 잔인하게 단축시켰다.”

“국제형사재판소 검찰국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롯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고위 관리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우리의 이번 조사 결과들은 이스라엘 군이 저지른 불법적인 공격을 드러내는 중대한 증거를 제시한다. 이스라엘 군이 라파에서 지상 침공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지금, 이 사건들은 즉각적인 휴전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것 또한 보여준다.“

“대이스라엘 무기 이전을 중단하라는 촉구가 높아지고, 휴전을 요구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도 통과되고, 세계 지도자들도 이스라엘의 라파 지상 침공에 반대하며 경고의 목소리를 냈음에도, 이스라엘 군은 계속해서 작전을 강화해 왔다. 무자비하게 민간인을 겨냥한 이번 공격도 그러한 패턴의 일부이다.”

“여기 기록한 사건들은 최근 7개월 동안 나타난 명백한 공격 패턴을 보여준다. 그동안 이스라엘 군은 국제법을 무시하고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죽이면서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고, 사람의 목숨을 냉담하게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지난달 이스라엘군이 점령된 가자지구의 알-마가지와 라파에서 저지른 공습으로 아동 32명이 살해당했다.

국제앰네스티는 2023년 10월 이래로 이스라엘의 공습 16건에 대한 심층 조사를 실시해 왔다. 이 공습들로 인해 아동 159명을 포함한 민간인 총 370명이 사망했으며, 그 외 수백 명이 부상을 입었다. 국제앰네스티는 민간인에 대한 직접 공격 및 무차별 공격을 포함해 이스라엘 군이 저지른 전쟁 범죄의 증거들을 찾아냈고, 그 외 불법 공격 및 민간인에 대한 집단적 처벌에 대한 증거도 포착했다.

최근 조사에서 국제앰네스티는 생존자 및 목격자 17명을 인터뷰하고, 공격 현장을 조사하고,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던 병원을 방문하고, 공격에 사용된 군수품 잔해를 사진으로 찍어 전문가에 무기 정보 식별을 의뢰하고, 현지 소식통에게 전달받았거나 소셜 미디어에서 찾은 사진 및 영상 자료를 검토하고, 해당 지역의 위성 사진을 조사했다.

세 사건 모두에서, 국제앰네스티는 이스라엘 군이 표적으로 삼은 현장 인근에서 그 어떤 군사 목표물의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 이는 이번 공격들이 민간인 및 민간 목표물에 대한 직접 공격, 즉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는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다. 현재까지 이스라엘은 라파에서 일어난 공격에 관해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고, 알-마가지 공격에 관해서는 일반적인 주장만 내놓았으나 이마저 나중에는 반박했다.

설령 이스라엘 군이 세 건의 공습 현장 근처에서 합법적인 군사 목표물을 겨냥하려 했다고 해도, 발견된 증거들은 이번 공격들이 군사 목표물과 민간 목표물을 구별하지 못했다는 것을 드러내므로, 결국 이 공격들은 무차별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민간인의 사망과 부상을 초래하거나 민간 목표물을 파괴 및 훼손하는 무차별적인 공격은 전쟁 범죄다.

또한, 국제앰네스티가 수집한 증거에 따르면, 이스라엘 점령군은 (타격받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 누구에게라도) 사전 경고를 제공하지 않고 공격을 개시했음을 알 수 있다.

2024년 5월 7일, 국제앰네스티는 이 공습들에 관해 이스라엘 당국에 질문서를 보냈으나 조사 보고서 발표 시점까지 아무런 답도 받지 못했다.

알-마가지 난민캠프: 테이블 축구게임장 공습으로 민간인 15명 사망

4월 16일, 오후 3시 40분경, 가자 중부에 있는 알-마가지 난민캠프에 이스라엘의 공습이 일어나 아동 10명(4세~15세)과 남성 5명(29세~62세)이 살해당했다. 이 공습으로 숨진 남성들은 이발사, 팔라펠* 상인, 치과 보조원, 축구 코치, 노년의 장애인이었다. 이 밖에 수십 명의 주민(대다수가 아동)이 부상을 입었다.
*팔라펠falafel: 병아리콩과 채소를 다진 뒤 둥글게 빚어 기름에 튀겨낸 중동 요리

공격 무기는 아동들이 테이블 축구게임장 근처에서 놀고 있던 시장 거리 한복판에 떨어졌다. 국제앰네스티는 지역 주민과 기자들 및 현장 활동가들이 현장에서 촬영한 동영상 4개와 사진 22점을 검토했다.

국제앰네스티 현장 활동가들이 수집한 무기 파편들.

무기 파편으로 인해 축구게임 테이블, 근처 차량들, 인근 주택 및 상점 건물의 벽이 훼손되었다. 현장에 남은 훼손 자국과 회수된 파편의 전자 부품을 확인한 결과, 이스라엘 드론에서 발사하는 소형 정밀유도 미사일과 활공 폭탄의 자국과 일치했다. 국제앰네스티가 인터뷰한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공습 당일 이 지역에 헬리콥터나 항공기는 없었으나 드론 소리는 꾸준히 들렸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번 공습으로 자베르 나데르 아부 자야브Jaber Nader Abu Jayab(34세)의 자녀 중 두 명이 살해당했다. 자베르는 국제앰네스티에 말했다. “집에 있는데 공습 소리가 들렸습니다. 먼 데서 나는 소리겠지 싶었는데, 밖으로 나가봤더니 약 20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우리 동네 거리였습니다. 바닥에는 죽거나 다친 아이들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제 누이의 아들 모함메드Mohammed(12세)를 찾았습니다. 아이는 심한 부상을 입고 이틀 뒤에 죽었습니다. 제 딸 밀라Mila(4세)도 찾았습니다. 밀라는 크게 다쳐서 병원으로 실려 갔습니다. 하지만 한 시간쯤 뒤에 병원에 가서는 아이가 공격 직후에 숨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제 딸 루잔Lujan(9세)도 찾았는데 그 아이는 이미 숨져 있었습니다.” 그의 아들 아흐메드Ahmed(7세)는 큰 부상을 입었으나 살아남았다.

공습 5일 후, 라자 라드완Rajaa Radwan(10세)은 공격 당시 상황에 관해 국제앰네스티에 이렇게 말했다. “축구게임 테이블에서 놀고 있었어요… 친구들에게 계속하라고 말하고 저는 옆 가게에 갔다가 집으로 갔어요… 저는 운이 좋아서 다치지 않았지만, 제 친구 라가드Raghad와 샤드Shahd는 둘 다 죽었어요.”

샤드 오다탈라(11세, 여)는 쿠키를 사러 슈퍼마켓에 갔다가 살해당했다.

과학 교사인 모함메드 자베르 이싸Mohammed Jaber Issa(35세)는 이번 공격으로 친척들을 잃었다. 그는 샤드 오다탈라Shahd Odatallah(11세, 여)가 쿠키를 사러 슈퍼마켓에 갔다가 숨지게 되었다고 국제앰네스티에 말했다. “아이는 마물ma’moul(쿠키) 한 조각을 손에 든 채 숨졌습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숨진 아동 중에는 가자 시의 알-투파al-Tuffah 마을에서 탈출한 아이도 있었습니다. 굶주림을 피해 그곳을 떠나왔는데 여기서 죽음을 맞았습니다.”

이번 공습으로 부상을 입은 마흐무드 샤나Mahmud Shanaa(37세)는 국제앰네스티에 이렇게 말했다. “그 아이들과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숨진 것은 미사일이 테이블 축구게임에서 너무 가까운 곳에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게임 테이블 주변에는 항상 아이들이 몰려 있습니다. 아이들은 달리 놀 데가 없습니다. 지금은 전쟁의 위험 때문에 멀리 가지도 못하고 겨우 집 밖에서 놀 뿐입니다.”

애초에 이스라엘 군은 CNN에 대응해 알-마가지에 있는 ‘테러 표적’을 타격했다고 밝혔으나 이에 관한 추가적인 세부 사항이나 증거 제공은 거부했다. 나중에는 해당 공습에 대한 기록이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군은 공격 목표물의 성격 및 사망한 전투원 유무에 관한 질문에도 답변을 거부했다.

라파: 이틀간 두 차례 공습으로 민간인 29명 사망

4월 19일 밤 10시 15분경, 항공기 폭탄이 라파 서부의 탈 알-술탄Tal al-Sultan 마을에 있는 아부 라드완Abu Radwan 가족의 4층짜리 주택을 강타했다. 이 공격으로 아부 라드완의 가족 9명(아동 6명, 여성 2명, 남성 1명)이 살해 당했고, 친척 5명(아동 3명, 남성 1명, 여성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공격으로 옆집에 살던 다른 가족의 구성원인 여성 1명과 그녀의 딸도 부상을 입었다.

공습으로 아부 라드완 가족의 주택이 파괴당했다.

은퇴한 공무원인 수비 아부 라드완Subhi Abu Radwan(72세)은 이 공격에서 살아남았다. 숨진 사람은 그의 자녀 중 아들 내외, 딸 1명, 손주 6명이었다. 그는 국제앰네스티에 이렇게 말했다. “공격이 터졌을 때 저는 아직 깨어 있었고, 제 아이들과 손주들은 이미 잠든 상태였습니다. 아래층에 있던 저는 폭발 소리를 듣지 못했지만, 집이 흔들리고 모든 것이 먼지와 돌무더기로 변하게 되면서 공격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도와 달라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자 이웃들과 구조대원들이 와서 우리를 도와줬습니다. 미사일이 지붕을 뚫고 3층을 지나 2층까지 내려와 폭발하면서 거기 있던 모든 사람의 목숨을 앗아 갔습니다…”

“누가 죽고 누가 살았는지는 나중에 병원에 가서야 알았습니다. 그제서야 몇 명이 죽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죽은 사람과 부상당한 사람 모두 야외의 잔해 속에서 발견되었습니다. 폭발의 여파로 건물 바깥으로 튕겨 나간 겁니다.”

교사이자 수비의 또 다른 며느리인 니스린 살레Nisrine Saleh(40세)는 이번 공격으로 부상을 입었다. 니스린은 국제앰네스티에 이렇게 말했다. “공습 이후로 며칠간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의사들 말이 척추를 다쳤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마비된 채로 살게 되면 어쩌나 두려웠는데, 다행히 조금씩 움직임을 회복하기 시작했어요. … 우리 가족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아직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어요. 우리 가족은 아무 이유도 없이 파괴를 당한 거예요.”

국제앰네스티 현장 활동가들이 수집한 아부 라드완 가족의 주택을 강타한 미사일의 파편.

현장에서 회수한 파편의 사진들을 확인한 국제앰네스티의 무기 전문가는 해당 군수품이 MPR 500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MPR 500은 이스라엘 기업 IMI가 제조하는 500파운드(약230kg) 폭탄이다. 이 폭탄의 정밀유도 패키지의 잔여물에는 0UVG2라는 CAGE* 분류코드가 찍혀 있었는데, 이는 적어도 이 무기의 일부가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미국 방산업체 에어로안테나AeroAntenna에 의해 제조되었음을 나타낸다.
*CAGE(The Commercial And Government Entity): 미국 정부와 관련된 기업의 제품들을 식별하는 데 사용되는 분류 코드

국제앰네스티는 또한 현장 활동가가 직접 찍은 공격 관련 사진 17점과 동영상 1개를 검토했다. 아부 라드완 자택의 훼손 패턴은 MPR 500 정도 크기의 항공기 폭탄이 일으킨 것과 일치했다. 현장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4월 16일과 20일 사이에 지붕에 미묘한 변화와 훼손이 생긴 것으로 확인되었고, 이는 지상에서 찍은 사진 및 목격자 증언과 일치한다.

이튿날인 4월 20일 밤 11시 20분경, 라파 동부의 알-즈네이나al-Jneinah 마을에 있는 압델랄Abdelal 가족의 주택에 공습이 일어나 가족 20명(아동 16명, 여성 4명)이 숨지고, 아동 2명이 부상을 입었다. 공격 당시 희생자들은 자고 있었다. 이 집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가족 농원 입구의 응접실에 앉아 있던 아동들의 아버지 3명, 할아버지, 그 외 몇몇 아동만이 살아남았다.

미사일이 라파 동부의 알-즈네이나 마을에 있는 압델랄 가족의 주택을 파괴했다.

이 주택의 소유주인 후세인 압델랄Hussein Abdelal은 이 공습으로 그의 모친, 두 아내, 10명의 자녀(생후 18개월~16세)를 잃었다. 그는 국제앰네스티에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와 아이들 시신을 조금이나마 수습할 수 있을까 싶어서 계속 잔해 속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죽은 가족들의 몸이 갈기갈기 찢어졌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시신 일부를 조각조각 찾아냈습니다. 머리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정말 무자비합니다. 그것(폭탄)이 모든 것을 파괴했습니다. 우리 목숨, 우리 집, 심지어 동물들까지 죽었습니다.

“우리에게 왜 이렇게까지 무자비하게 한 것입니까? 우리는 무엇과도 연루되지 않았고, 잘못한 일도 전혀 없습니다…. 아직도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이해가 안 됩니다.”

국제앰네스티 소속 현장 활동가들이 촬영한 사진 14점과 동영상 3개를 바탕으로 국제앰네스티가 분석한 결과, 압델랄 가족의 주택에서 붕괴된 층들과 대대적인 구조적 파괴는 항공기 폭탄이 일으킨 것과 일치한다.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해당 건물이 파괴된 것은 협정 세계시UTC 기준으로 4월 20일 오전 7시 3분~4월 21일 오전 11시 51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성 사진 분석 결과, 해당 건물이 파괴된 것은 협정 세계시(UTC) 기준으로 4월 20일 오전 7시 3분~4월 21일 오전 11시 51분으로 추정된다.

배경
라파는 2023년 10월 13일 이스라엘 군이 가자 북부 주민들에게 최초의 대규모 ‘대피’ 명령을 발표한 이후 북쪽 지역에서 강제로 이주당한 120만여 명을 수용해왔다. 가자 주민들은 이스라엘 군이 지상 작전을 계속 확대함에 따라 더 남쪽으로 강제로 이주당했다.

2024년 2월, 이스라엘 군이 라파 북쪽에 있는 대도시 칸 유니스로 전면적인 지상 침공을 개시했을 때, 대다수 주민은 라파로 도망쳤고, 일부 주민은 북쪽에 있는 가자지구 중심부로 도망쳤다. 알-마가지 인근 지역들도 그중 한 곳이었다. 2024년 4월 이스라엘 군이 철수할 당시, 칸 유니스의 대다수 지역은 파괴되거나 훼손되었다. 가자지구 주민의 약 90%는 최소 한 번 이주되었고, 많은 주민이 여러 번 거처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이스라엘이 라파 작전을 확대한 이후로 가자 내에서 이주된 팔레스타인인은 100만 명에 가까운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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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점령지역의 즉각 휴전을 촉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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