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이후에 군 시설에 구금되어 추가로 인권 침해를 겪기도
삶을 재건하기 위한 전문적인 재통합 지원을 받아야 할 여성과 소녀들, 당국이 계속 방치하고 있어

2015년 9월 9일, 나이지리아 마이두구리의 석세스 사립학교, 벽면에 나이지리아 국기가 그려져 있는 한 교실을 여학생들이 지나가고 있다. 해당 학교는 처음으로 보코하람의 공격을 받은 학교 중 하나다.
나이지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벌인 납치에서 탈출한 여성과 소녀들이 때로는 불법적인 군사 구금 등 더 큰 고통에 직면했으며, 현재 삶을 재건하려는 과정에서 불충분한 지원을 받고 있다고 국제앰네스티가 새로운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국제앰네스티의 새로운 보고서 <우리가 삶을 지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나이지리아 북동부, 보코하람과 군사적 학대 피해 생존 소녀들(‘Help us build our lives’: Girl survivors of Boko Haram and military abuses in north-east Nigeria)>은 소녀들이 납치, 강제 결혼, 노예화, 성폭력 등 보코하람의 인신매매와 반인도적 범죄로부터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조사했다.
보코하람 납치를 탈출한 후 많은 사람들이 나이지리아군이 행한 장기간의 불법 구금에서 인권 침해를 추가로 겪었다. 최근에는 나이지리아 북동부에서 10년 넘게 지속된 분쟁으로 인해 이러한 관행이 덜 진행되었다. 불법 구금되지 않은 이들은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수백만 명 속 스스로를 지키도록 난민 캠프에 남겨졌다. 그곳에서 몇몇은 정부가 운영하는 임시 수용소에서 투항한 보코하람 ‘남편’과 ‘재회’하여 지속적인 학대의 위험에 노출되었다.
사미라 다오우드Samira Daoud 국제앰네스티 서아프리카 및 중앙아프리카 지역 국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은 대부분 젊은 여성이 된 보코하람 납치 피해 생존 소녀들은 어린 시절을 빼앗기고 수많은 전쟁 범죄와 반인도범죄, 기타 인권 침해를 겪었다.
– 사미라 다오우드, 국제앰네스티 서아프리카 및 중앙아프리카 지역 국장
“지금은 대부분 젊은 여성이 된 보코하람 납치 피해 생존 소녀들은 어린 시절을 빼앗기고 수많은 전쟁 범죄와 반인도범죄, 기타 인권 침해를 겪었다. 이제 이들은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통제하기 위해 놀라운 용기를 보여주고 있다.”
“수많은 소녀가 보코하람에 납치되어 끔찍한 학대를 당했고, 생존자 중 상당수는 정부에 의해 구금되거나 방치되었다. 이제 이들은 나이지리아 정부와 그의 국제 협력자(international partners)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들의 삶을 재건하기 위해 더 많은 전문가 지원이 시급히 필요하다.”
이들 여성과 소녀가 겪은 범죄는 나이와 성별에 따라 각각 합병증, 교육 접근성, 재혼 능력과 욕구, 가족과 지역 사회의 낙인과 거부 등 장기간 지속된 결과를 낳았다.
해당 보고서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나이지리아 북동부에서 대면 및 원격으로 진행된 총 126건의 인터뷰(생존자와 진행한 인터뷰 82건 포함)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국제앰네스티는 4월 4일 나이지리아 연방 당국과 주 당국, 유엔 사무소에 주요 조사 결과를 담은 서한을 보냈다. 나이지리아군은 답변서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작전 시 인권을 옹호한다고 말했으며, 주로 생존자들로 구성된 국제앰네스티 조사의 “출처”를 “본질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고 전했다. 유니세프는 비공개로 회신했다.
납치와 성폭력
보코하람은 나이지리아 북동부에서 민간인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어린이를 광범위하게 납치했다. 최소 8명의 소녀가 보코하람이 자신의 친척을 살해하는 것을 목격했다. 2014년 13세 무렵 납치된 CA*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느 날 보코하람이 우리 집에 들어왔다. 보코하람은 우리가 비신자라고 말하며 아버지의 뒤통수를 쐈고 총알이 아버지의 눈을 뚫고 들어갔다. 우리가 울기 시작하자, 보코하람은 조용히 하지 않으면 어머니도 죽이겠다고 말했다.”
납치된 소녀들은 대부분 강제 결혼을 당했다. 조혼과 강제 결혼은 보코하람의 일반적인 관행으로, 보코하람은 일반적으로 사춘기 초반, 심지어는 그보다 어린 소녀를 결혼할 수 있는 ‘적령기’로 간주한다.
소녀들은 성노예와 가사 노동으로 ‘남편’을 섬기게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아내’로 이용당했다. 최소 33명의 강제 결혼 생존자가 국제앰네스티에 그들의 ‘남편’이 강간했다고 증언했다. HA*는 10대 때 아버지가 살해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결혼에 ‘동의’했다. 그는 ‘남편’을 거부하면 구타를 당했고, 남편이 자주 강간했다고 국제앰네스티에 말했다.
인터뷰 대상자 중 28명이 성폭력으로 자녀를 낳았다고 답했으며, 그 중 최소 20명은 출산 당시 그들 역시도 어린이였다고 답했다.

주황색 부분이 보르노주, 노란색 부분이 아다마와주에 해당한다.
공개 처벌과 자살 폭탄 테러
모든 납치된 이들은 이동의 자유가 심각하게 제한되었고 엄격한 규칙에 따라 생활해야 했다. 이러한 규칙을 위반하거나 위반했다고 간주된 이들은 체벌을 받았고, 때로는 장기간 감금되기도 했다.
보코하람은 공포를 심고 통제력을 행사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처벌을 가했다. 인터뷰에 응한 최소 31명의 소녀가 채찍질, 절단, 참수 등 다양한 형태의 형벌을 지켜봐야 했다.
현재 20대 초반인 GH*는 약 10년 동안 납치되어 있었다. 그는 종종 폭력적인 처벌을 강제로 지켜보아야만 했다고 증언했다.
“가끔 내가 본 시체나 돌팔매질 당한 여성들에 대한 꿈을 꾼다. 눈을 뜨면 다시는 잠들 수 없다.”
보코하람은 또한 소녀들을 대규모로 자살 폭탄 테러범으로 이용했다. 2014년 중반부터 2019년까지 보코하람 자살 폭탄 테러범의 대다수가 여성이었다.
나이지리아군에 의한 불법 구금에서 이어진 인권 침해
약 50명의 여성과 소녀가 자신과 자녀의 목숨을 걸고 보코하람 납치에서 탈출하는 것에 성공했다고 국제앰네스티에 밝혔다. 많은 이가 최장 12일에 걸친 끔찍한 여정을 경험했으며, 그 과정에서 적은 식량과 물로 겨우 생존했다.
일부는 나이지리아군이나 국가 후원 민병대인 민간합동기동대CJTF에 의해 ‘구출’되었지만, 이후 상당수가 불법적으로 구금되었다. 나이지리아군은 분쟁 기간 내내 수천 명의 어린이를 자의적으로 장기간 구금했다.
31명의 여성과 소녀가 2015년부터 2023년 중반까지 보코하람과 관련 있거나 관련 있다고 간주된다는 이유로 며칠간~4년 가까이 불법적으로 군에 구금되었다고 증언했다. 일부는 군인들이 자신을 ‘보코하람의 아내’라고 부르며 모욕하고 살인의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고 말했다. 몇몇이 묘사한 구타나 열악한 구금 환경은 고문 또는 기타 학대에 해당했다.
NV*는 2021년, 8년간 붙잡혀있던 보코하람의 납치를 탈출했을 때 20세 정도였다. 그는 이후 아다마와주Adamawa 마다갈리Madagali에서 약 두 달 동안 나이지리아군에 의해 불법적으로 구금되었다. NV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들[군인들]이 음식을 가져와 조금씩 손에 주었고 수프는 그릇 하나에 담아 모두가 나눠 먹도록 했다. 변기로는 비닐봉지를 지급했다.”
많은 여성이 그들의 자녀와 함께 구금되었다. 인터뷰 대상자 중 2명은 구금 상태에서 출산했고, 다른 이들은 아이들이 죽는 것을 목격했다.
인터뷰 대상자 중 변호사를 접견할 수 있었거나 형사 범죄로 기소된 사람은 없었다. 이는 국제인권법 위반이다. BZ*는 2017년경부터 2020년까지 마이두구리Maiduguri의 악명 높은 군 구금 시설인 기와Giwa 부대에 10대 시절 구금되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무도 우리에게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우리를 그곳으로 데려갔고 아무도 우리에게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다.”
2016년 이후, 기와 부대에 불법 구금되어 있던 대부분의 이들은 불룸쿠투 임시보호센터Bulumkutu Interim Care Centre, BICC로 옮겨져 일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지원이 필요합니다”: 보코하람 이후의 염원
인터뷰 대상자 중 많은 이가 정부 당국과 파트너 기관을 통해 가족과 재회했다. 이들은 현재 보르노주Borno와 아다마와주 전역의 과밀한 국내실향민(Internally Dispaced Persons, IDP) 캠프나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정부의 전문적인 지원을 기대하고 요청했지만, 오히려 소홀히 대했다고 느꼈다.
AV*는 2021년, 15세쯤 보코하람 납치에서 돌아와 현재 아다마와주 마다갈리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정부 사람들 대부분은 우리에게 관심이 없다. 우리는 지원이 필요하다.
– AV*, 2021년 15세 경에 보코하람에 납치
‘보코하람의 아내’라는 낙인은 여전히 여성과 소녀들이 지역사회에 재통합되는 것을 가로막는 방해물로 남아있지만, 최근 몇 년간 상황은 개선되고 있다. 인터뷰 대상자 중 많은 이가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모욕을 주고, 의심스럽게 바라보며, 그들을 죽이거나 질병에 감염시킬 것이라는 두려움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19세 ZC*는 보코하람 출신인 ‘남편’과 함께 국내실향민 캠프에서 살고 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들[국내실향민 수용 지역사회]은 항상 우리를 학대한다. 그들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우린 항상 우리가 그들에게 짐이 된다고 느낀다.”

2022년 10월 28일, 나이지리아 보르노주 마이구두리에 위치한 난민 캠프의 모습.
수년간 이어진 보코하람의 탄압과 정부 당국의 불법 구금과 방치로 인해 많은 인터뷰 대상자가 무엇보다도 자유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이들은 자신과 가족을 부양하고 자녀를 학교에 등록하기 위해 재정적으로 독립하고 싶다는 열망을 표명했다.
많은 이가 교육에 대한 접근성을 최우선 순위로 꼽았으며, 의사, 간호사, 교사, 변호사가 되거나 비정부기구에서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보코하람에 약 10년간 납치되어 있었던 SB*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 삶을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 필요한 것이 너무 많아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이지리아 북동부 전역에서 정신 건강 및 심리사회적 지원 서비스에 대한 접근은 극히 제한적이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의료 시설과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
사미라 다오우드 국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이들 여성과 소녀를 보호하고 적절히 지원해야 할 인권 의무를 지키지 못했다.”
“나이지리아 당국은 국제 협력을 통해 의료, 교육, 직업 훈련에 대한 접근 보장을 우선시하여 이들이 사회에 완전히 재통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존엄하고 안전하게 삶을 재건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받아야 한다.”
국제앰네스티는 나이지리아 정부 당국, 유엔 기구, 공여국 정부에 피해 생존 여성과 소녀들을 위한 맞춤형 재통합 서비스를 긴급히 제공하는 동시에 다른 피해 집단이 소외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또한 나이지리아 당국에 피해 생존 여성과 소녀들이 보코하람 ‘남편’에게 돌아가는 것에 대한 의미 있는 대안을 마련하고, 이들이 삶을 재건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름은 가명임을 밝힌다.
배경
보코하람과 나이지리아군 사이의 무력 분쟁은 10여 년 전 시작된 이래 나이지리아 북동부에서 수백만 명의 삶에 영향을 미쳤다. 이 분쟁으로 인해 수백만 명이 국내실향민이 되는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했다.
분쟁의 양측 모두 전쟁 범죄, 반인도범죄, 기타 인권 침해 및 학대를 저질렀으며 특히 여성, 어린이, 노인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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