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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든 순간들: <6. 앰네스티 유스 북클럽-기후정의>

유스 대표단 1기 (2024)

우리가 만든 순간들
<6. 앰네스티 유스 북클럽-기후정의>

작성자: 유스 대표단 1기 효주

익숙해진 것 같다가도 영 익숙해지지 않는 더위가 이어지던 2024년 8월, 기후위기가 가져오는 두려움을 함께 마주하고 조금 더 샅샅이 이야기 나누고자 앰네스티의 유스들을 모아보았어요.

우리는 기후위기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기후위기의 책임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이대로 점점 기후가 나빠진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네 번의 만남 동안 세 권의 책을 읽으며 우린 체감하고 있는 더위를 넘어 조금더 멀리, 각자가 가진 기후정의에 대한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1주차 : 『기후에 관한 새로운 시선』 엠마

기후정의에 대한 서로 다른 시선을 가지고 있을 우리를 위해 첫 번째 책은 기후위기 전반의 지식을 다루는 책을 함께 읽으며 이야기 나누었어요. 기후정의를 위해 행동하기 어려운 사회 분위기, 서구중심주의와 자본주의로 인한 행동의 한계, 그에 따른 어려움들을 공유하고 그럼에도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해 고민해 보았어요.
유진
저는 개인적으로 기후정의 의제를 접할 때 거대 담론에 회의감을 느낀 적이 꽤 있어요. 회의감을 가졌던 이유는, 당장 생존을 이어 나가야 하는 사람들의 경우 기후정의를 실현하기 어렵거나, 실현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저는 이 사람들이 관심을 갖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 보게 돼요. 당장 할 수 있는 행동을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을 많이 모으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 ‘왜 소수의 사람만 관심 가질까?’에 대해서 계속 질문을 던져야 하고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한 사람 사람을 들여다보고, 타자화하지 말아야 해요.
승운
‘소비자들을 환경 운동의 주범으로 몰아서 죄책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라는 구절이 인상 깊었어요. 기업들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상술이나 전략을 사용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인지하기 힘들고, 이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을 다시금 깨달았어요.
소영

기후위기를 얘기할 때 있어서 중요한 것이, 정체성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비인간, 동물에게까지 확장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 차원에서 기후위기가 개인에게 어떻게 작동하는지 자세히 들여다보고 이를 통해 다양한 공론장이 나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솔직하게 말하면, 공론장 얘기가 회의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요. 더불어, 인지하는 것 혹은 계몽으로 변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근대적인 믿음일 수도 있다고 봐요. 요즘에는 사회를 움직이게 하는 정동이 무기력이기 때문에, 기후위기를 대응하기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2주차: 『이끼숲』 천선란

두 번째 모임에서 읽은 책은 지상이 멸망한 세계에서의 이야기를 그리는 SF 소설이었어요. 미래를 상상하며 인물들에 이입해 보기도 하고, 우리가 맞이할 미래에 대해 고민해 보기도 했습니다. 소설을 통해 현실의 문제들을 바라보고, 이야기의 상상력에 기대어 지금까지 그려왔던 것과는 다른 식의 가능성을 가늠해 보기도 했어요.
나연

‘식물은 죽지 않아, 소마. 끊임없이 순환하며 새 모습으로 계속 재탄생해. 하지만 그건 식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이 행성의 시스템이야. 모든 생명은 탄생과 죽음을 반복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씨앗처럼 뿌린다는 걸, 비록 나는 없더라도 내 삶은 이 행성 전체에 퍼져 다른 생명을 꽃피우게 한다는 걸 잊지 마.’라는 문장이 기억에 남아요. 어떤 미래가 닥칠지 모르는 거지만 어쨌든 우리가 살아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희망을 주는 책이었던 것 같아요. 무력감을 느끼던 와중에 살아있다는 것 자체에 용기를 가질 수 있게 해 줘서 좋았어요.
은미
일차적으로는 죄책감이 든다고 해야 할까요? 우리가 자연을 이렇게 막 쓰고 환경을 파괴함에 따라 미래 세대가 겪을 것들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에 대한 죄책감을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또, 소설에선 지하 세계(부정적 공간)와 바깥의 세계(긍정적 공간)를 대치시켜 놓았는데, ‘그게 괜찮은 대치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왜냐하면 지하 세계에서 이미 살던 사람들은 그 세계가 그들의 삶이잖아요.
유진
sf 소설이고, 미래를 상상하는 이야기지만 단순히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결국엔 다 현실에 있는 사회 문제를 가져다가 녹여내고 있는 게 좋았어요.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소중한 것들이나 바뀌길 바라지만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것들에 대해 담아냈다 보니, 이야기해 볼거리가 많은 것 같아요.
효주
소설 속 멸망한 세계에서 태어난 사람들을 기후위기가 심화된 미래에서 태어난 사람들이라고 본다면, ‘그들의 삶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봐야 할까’ 라는 질문을 하게 되어요. 지금의 우리가 생각했을 때는 절망적인 미래겠지만, 그 사람들에게는 그게 기본값으로 여겨지는 환경인 거잖아요. 코로나19 팬데믹 환경 속에서 학교에 다닌 아이들에게 마스크를 쓰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듯이요. ‘그런 다른 삶을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3,4 회차 『아스팔트를 뚫고 피어난 꽃 』 가산 하게 외 9인

마지막으로 함께 읽은 책은 짧지만 깊고 복잡한 이야기를 다룬 책이었어요. 기후위기로 인한 문제 속에서 발생하는 타자화, 제국주의 등 까다롭지만, 기후정의를 말하며 놓쳐서는 안 될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기후위기는 단순히 날씨의 문제가 아니니까요. 책에서 다룬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필요 이상의 것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자본주의와 제국주의가 일으킨 전쟁, 그로 인한 불평등은 기후위기를 조금 더 선명히 바라볼 수 있게 했어요.
효주

저는 타자화와 기후위기를 연관 지어서 생각해 본 적은 없던 것 같아요. 그런데 책에서 그런 부분을 잘 설명해 줘서 좋았어요. 우리가 누군가를 타자화했기 때문에 폭력을 저지를 수 있었고 그로 인해서 기후위기와 기후위기를 만들어 낸 자본주의, 식민주의가 강화될 수 있었다는 맥락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한편으로는, 타자화하지 않는다는 건 이 사람이 나와 그렇게 막 단절된 존재가 아니라는 거를 인식하는 거일 텐데 그렇다면 어쨌든 존재를 아는 것부터 해야 하는 거잖아요. 이 사람들의 존재를 하나하나 파악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테니까. 타자화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을 타자화하고 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은미

중동 지역에서 환경 문제가 여전히 뒷전으로 밀려나 있거나 사치스러운 대의명분으로 취급받기 일쑤인데, 그런 이유는 사실 무관심하거나 몰라서가 아니고 그 지역은 분쟁 같이 당면한 문제가 너무 많잖아요. 군사 점령이나 차별 이런저런 것들이 너무 많으니까 그것보다 환경을 우선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부분을 읽으면서 기후정의를 고민한 것 같아요.중동 지역의 분쟁이 굉장히 많은데, 사실 그것도 선진국이라 불리는 국가나 그들이 점령한 역사. 그로 인해 생긴 분쟁의 여지, 그런 식민주의의 문제를 생각해 봐야만 한다고 봐요. 계속 나오는 이야기지만, 기후위기 문제에 접근할 때, 탄소 배출 줄여야 한다는 일차원적인 접근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유진
우린 기후위기로 망해버린 어떤 디스토피아적 미래에 대해선 계속 상상하면서 왜 자본주의가 종식된 미래는 상상하지않을까 라는 부분이 나오잖아요. 그래서 ‘인간과 자본주의는 정말 떼려야 뗄 수 없는 걸까?’, ‘과연 이게 진짜 인간의 본성일까?’, ‘만약에 인간의 본성이 아니라면 우리는 어떻게 이 자본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하게 돼요. 이렇게 계속 경쟁하고 1등하고 성취하고 사람들한테 칭찬받고 돈 벌고 막 이러면서 어떤 그런 자본과 결탁된 성취를 하고 그런 거에서 효능감을 얻는 것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까? 근데 저는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기후위기에 대한 고민을 주고받는 일은 늘 마음 한켠을 무겁게 합니다. 그럼에도 매주 얼굴을 보고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걱정에 공감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일은 지치지 않고 문제를 직면할 힘이 돼 주었어요. 조금 더 단단하게 기후정의를 말할 수 있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모두가 덜 외롭기를, 함께해줄 사람이 있다는 걸 감각할 수 있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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