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스 블로그

[유스 대표단]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며 휩쓸리지 않는 법』 강독모임 후기 7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유스 대표단(1기) x 유스 활동가의 웰빙 워크북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며 휩쓸리지 않는 법』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세계 사회정의의 날(World Day of Social Justice)’을 기념하여 유스 활동가의 웰빙을 위한 워크북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며 휩쓸리지 않는 법』을 출간했습니다. 본 워크북은 국제앰네스티 유스 활동가를 비롯하여 인권을 위해 싸우는 모든 사람들의 웰빙well-being을 위해 제작되었으며, 한국지부의 유스 대표단이 직접 기획과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워크북 출간 이후, 유스 대표단은 워크북을 함께 읽고 떠오르는 생각을 나누는 강독모임을 진행했습니다. 매주 진행된 강독모임을 통해, 유스이자 인권 활동가로서 경험한 차별과 억압을 공유하는 한편, 웰빙과 액티비즘이 공존하는 문화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본 워크북이 전하는 메시지가 더 많은 이들에게 닿기를 바라며, 강독모임에서 나눈 이야기와 고민들을 공유합니다. 지금 바로 강독모임의 후기를 만나보세요!

2부 웰빙의 심리학

C. 번아웃

C-1 번아웃 이해하기

타인이 고통받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 놓고 쉬지 못한 적이 있나요?
할 일이 너무 많아 어쩔 줄 모른 적, 의욕을 잃고
냉소하게 되었거나 감정적으로 소진되어
액티비즘으로부터 거리를 느낀 적은요?
이런 감정을 느낄 때가 안 그런 때보다 더 많다면,
당신은 번아웃을 겪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번아웃은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기능에
손상을 입혀 우리 몸과 마음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계속해서 인권을 위해 싸우려면
쉬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걸 기억하세요!
번아웃의 증상
기분저하
두통 및 편두통
소진
기분 저하
두통 및 편두통
소진
수면 부족, 불면증
우울증
이성적인 판단이 어려움
수면 부족, 불면증
우울증
이성적인 판단이 어려움
심박수가 올라감
불안
피로감
심박수가 올라감
불안
피로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젠더비순응적인 퀴어 활동가와 비백인 활동가는
번아웃을 겪을 확률이 더 높습니다.
때로 활동가들은 억압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 또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며
세상을 살아가죠.
비백인과 젠더비순응적 활동가가 겪는 번아웃
  •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운 안전한 공간이 거의 없다고 느끼며 지쳐 있음
  • 억압적인 시스템을 인정하지 않는 다른 활동가들과의 상호작용
  • 활동 공간과 주변 환경에서 발생하는 백래시. 가령 우리가 만난 파라과이 활동가들은 LGBTI 인권 활동 때문에 직장을 잃는 건 아닐지 걱정이 들곤 한다고 전했습니다.
  • 트랜스젠더와 논바이너리는 신체적 폭력이나 미세공격의 형태를 띤 백래시를 빈번하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 나는 어떤 상황에서 번아웃을 겪었는지 떠올려보아요.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며 휩쓸리지 않는 법』, 88-90p.

✏️ 타인이 고통받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 놓고 쉬지 못한 적이 있나요? 할 일이 너무 많아 어쩔 줄 모른 적, 의욕을 잃고 냉소하게 되었거나 감정적으로 소진되어 액티비즘으로부터 거리를 느낀 적은요?
“내가 어떻게 보탬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뭔가를 계속하게 되더라고요.
효주
저는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내가 어떻게 보탬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뭔가를 계속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고, 다른 사람도 충분히 강하고 오히려 효주님보다 더 강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듣다 보니 “그렇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조금 놓아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태연
동료들이 같이 힘들어하고 있는 걸 보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저는 다행히 회복탄력성이 강한 편이라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렇게까지 덩달아 힘들어하지는 않아요. 그러니까 여러분도 소통 가능한 시간대에 저한테 얘기하셔도 얼마든지 괜찮아요. 저는 저의 문제와 남의 문제를 구분하는 편이거든요. “그렇구나”라며 들어주고, 해결책을 원하는 것 같으면 해결책을 제시해주고요. 그래서 다른 분들에 비해서는 제가 번아웃으로 인한 증상이 적지 않았나 싶어요.

은미
저는 회복탄력성이 정말 안 좋았는데, 예전보다는 나아지긴 했어요. 예를 들어서 제가 200만큼의 일을 할 수 있다고 치면, 그걸 다 하면 제가 완전히 무너지는 거예요. 그래서 “이건 하지 말아야지”라며 20만큼의 일이라도 줄이려는 생각은 하게 됐어요. 그렇게 조금씩이라도 줄여 나가는 게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요.
다예
맞아요. 할 수 있다고 했다가 쓰러지는 것보다 낫죠. 일이 전부가 아니니까, 다른 데에 쓸 수 있는 에너지를 남겨두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내가 나를 챙기는 게 이기적일까봐 모든 부탁을 다 받는 것보다,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얘기해주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미안해서, 아니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전부 한다고 했는데, 역량이 안 되거나 에너지가 부족해서 해내지 못하면 결국에는 모두의 일이 늦어지는 거니까요. 차라리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얘기해주는 게 도움이 되죠. 그러면 나머지를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메꿀 수 있는지 빨리 논의할 수 있으니까요.

C-2 돌봄 연습하기: 번아웃 알아차리기

제 이름은 디야예요, 지금 무척 지쳐 있죠. 인권의날을 맞아 액션을 준비하고 있긴 한데, 이게 세상에 영향을 미치기나 할지 모르겠어요…. 모든 게 엉망인 세상에서 이런 게 무슨 소용이죠?! 어제 친구한테 제 느낌을 설명하려고 했지만 생각이 뚜렷하게 잘 안 났어요. 지난주에는 너무 피곤했는데 잠을 잘 수 없었고요…. 기침이 나고 목이 아파요. 얼마나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저는 네이선이라고 해요. 액티비즘에, 학교 생활에… 아주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다음 주에 이런저런 시험이 있어 긴장되고, 올해 패스할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국제앰네스티 이사회에서 해야 하는 일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지만 지금은 머리가 아파서 나중에 하려고요.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며 휩쓸리지 않는 법』, 92p.

✏️ 디야와 네이선이 내가 속한 공동체의 구성원이라면, 이들을 돕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까요?
효주
사실 이 상황이 일어나지 않았어야 했어요. 디야가 무리할 만한 정도의 업무 분배를 해서는 안 되는 거였죠. 그렇지만 그럴 수 없던 상황이었다면, “너 지금 쉬어야 돼” 같은 말을 해주고 싶어요.
나연
팀 안에서 다 같이 일을 나눠서 한다면, 다른 구성원이 적절한 양의 일을 가져갔는지, 너무 지치지는 않았는지 주기적으로 체크하면 좋을 것 같아요. 고립되지 않도록요.
태연
“이게 세상에 영향을 미치기나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하는 디야의 말이, 앰네스티의 특징과도 맞닿아 있는 것 같아요. 챙겨야 할 인권 의제가 너무 많고, 내가 모든 걸 다 바꿀 수 없는데도 너무 큰 사명을 가지고 있다 보니까 거기에서 오는 부담감도 있고요. 내가 준비하는 게 많은 변화를 만들어낼지에 대한 의문도 들고요.

저희는 한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면 참가자를 대상으로 만족도조사를 진행해서 피드백을 받잖아요. 그때 “도움이 되었다”라는 말들을 보면서 힘을 내듯이, 다야가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을 찾아가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은미
만족도조사를 할 때, “너무 좋았어요”라는 주관식 답변이 달리면 기분이 정말 좋아지더라고요. 그런 효능감으로 행사를 기획하는 건가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저는 만약에 디야나 네이선의 동료라면, “몰랐어, 미안해”라며 업무를 가져갈 것 같아요.

다예
그럼 은미님이 목이 아프고, 잠을 못 자지 않을까요? 만약에 회사에 이런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면, 전반적으로 업무를 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인원 수에 비해서 너무 많은 업무를 계획한 걸 수도 있으니까 좀 더 실효성 있게 업무 범위를 줄여버리는 것도 방법일 것 같고요.
✏️ 내가 소속된 단체나 운동권에서 디야에게 제공할 수 있는 도움은 무엇이 있을까요? 디야나 네이선이 조언을 구한다면, 이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어떤 말을 해주는 게 좋을까요?
은미
업무 범위 줄이기요. 그리고 상담 지원 같은 걸 해줄 수 있다면, 그런 데에 예산을 배정하는 것도 방법일 것 같아요.
우리가 하는 일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는 걸
주기적으로 상기하면 좋을 것 같아요.
다예
맞아요. 그리고 우리가 인권 단체에서 업무를 하는 배경이나 기획 의도가 있잖아요.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바꾸고 싶다든지, 권리 보유자들에게 좀 더 힘이 되고 싶다든지요. 그런 기본적인 가치들을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주기적으로 상기하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가 하는 게 업무를 위한 업무가 아니라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는 걸 알고 나아갈 수 있도록요.
효주
“우리는 생각보다 정말 작고 별거 아닌 존재야”라는 말을 디야와 네이선에게 해주고 싶어요. 디야와 네이선 같은 사람들은 계속 누군가에게 연대하고 싶어하고, 남의 고통도 내 고통처럼 느끼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니까요. 정말 좋은 힘이긴 하지만, 나 자신이 너무나도 작고 연약한 한 개인이라는 것도 인지할 필요도 있을 것 같아요.

다예
저도 저 스스로 모든 것에 힘 뻗지 못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게, 사실은 모든 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오만에서 왔다고 생각해요. 내가 모든 걸 해야 된다고 느끼는 건 내가 모든 걸 할 수 있다는 오만에서 온 건데, 그걸 몰랐다는 생각이 들면서 내 한계를 잘 인지해야겠다 싶더라고요.
은미
오만임을 알아도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마음을 갖게 될 수도 있잖아요. 주변인이 그럴 수도 있고요. 그럴 때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다예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라고 얘기해주면 어떨까요? 그리고 큰 변화만 보기보다는, 작은 변화를 보며 나아갈 필요도 있을 것 같아요. “법 제정이 왜 안 됐지?” 아니면 “온 세상 사람들이 왜 이거에 동의하지 않지?” 이런 생각으로 분노하기보다는, “내가 비건을 꾸준히 지향해서 내 친구가 비거니즘에 관심을 갖게 됐어” 이런 것도 변화이니까, 일상 속의 변화들을 조금 더 크게 인식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나연
여러분이 디야와 네이선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면 어떤 말을 듣고 싶어요?
은미
“힘들지? 쉬어” 이런 말을 듣고 싶어요.
효주
어떤 말을 듣는 것보다도, 누가 그런 말을 해주느냐가 중요한 것 같긴 해요. 친구들이 제게 “너 너무 바쁘게 살고, 열심히 해”라는 말을 할 때가 많은데, 사실 친구들은 제가 뭘 하고 있는지를 모르니까 그냥 바빠 보여서 그런 말을 했겠거니 싶을 때가 많거든요. 고맙긴 하지만요. 그런데 같이 일하고, 같이 힘든 상황을 겪었던 사람은 어떤 말을 해주더라도 제 상황에 공감해줬다는 것 자체에 더 많은 위로를 받는 것 같아요.
태연
저는 제가 어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할 때 새로운 친구들이 오면 정말 뿌듯해요. 작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같아서요. 아니면 친구들이 제게 “이거 하러 갈래?”, “네가 관심 있을 것 같아서 보내” 이런 식으로 사소한 것들을 챙겨줄 때마다 고마움을 느껴요.
은미
제가 얼마든지 쉴 수 있다는 걸 상기를 시켜주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친한 친구가 제게 그 말을 정말 많이 해줬는데, 그게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쉬어도 된다는 걸 생각하면서 일을 하게 돼서요.
다예
맞아요. 내가 쉰다고 지구가 무너지지 않는다는 걸 잘 감각해야 할 것 같아요. 내가 없어도 일은 잘 돌아간다는 걸요.

C-3 돌봄 연습하기: 스트레스 보관함

번아웃은 장기간 지속된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합니다.
따라서 번아웃을 예방할 수 있게
스트레스의 원인을 더 잘 관리하는 요령을
배워볼 수 있겠죠.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과 그것을 관리할 방법을 생각해보는 게 좋아요.
내가 바꿀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되거든요.
‘스트레스 보관함’은 이럴 때 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스트레스 보관함
  • 이 병을 스트레스 보관함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이 안에 집이나 직장, 생활 속 어디서든 나를 압박하는 것을 써 넣어보세요.
    어떻게 하면 ‘수도꼭지를 열어서’(수도꼭지는 여러분의 대처 메커니즘을 나타냅니다) 압력을 낮추고,
    내용물이 흘러넘치는 걸 막을 수 있을지도 생각해보세요.
  • 이제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보관함을 비워낼 수 있을지 떠올려봅시다.
    • 무언가 바꾸거나 다르게 관리할 수 있나요?
    • 바꿀 수 없고 받아들여야 하는 건 무엇인가요?
    • 거절할 수 있는 건 무엇인가요?
    • 즉각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건 무엇인가요?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나요?
    • 내 대처법 중 도움이 안 되는 건 무엇인가요? 유용한 건 무엇인가요? 다른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스트레스보관함 일러스트레이션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며 휩쓸리지 않는 법』, 94-95p.
✏️ 나의 ‘스트레스 수도꼭지’를 어떻게 열 수 있을까요?
은미
스트레스를 낮추는 방법이니까, ‘달달한 음식 먹기’ 이런 게 떠올랐어요. 제가 디저트를 좋아하거든요. 실제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드는 건 아니지만, 달달한 음식이 들어갔으니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잠을 자고 일어나는 거요. 한 10분, 30분이라도 자고 일어나면 뇌가 맑아지는 것 같아요. 그럼 남은 일을 좀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고요.
데드라인이 임박한 일이 아니라면,
다른 일에 주의를 돌리는 것도 방법일 것 같아요.
은미
아니면 ‘산책하기’요. 장소를 바꾸는 거죠. 장소를 바꿔 산책하면서 생각도 정리하고, “천천히 해도 돼” 이런 생각을 한 다음에 다시 들어와서 일을 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데드라인이 임박한 일이 아니라면, 하루 미루고 음악을 듣는다거나, 춤 영상을 시청한다거나, 게임을 한다거나 이런 식으로 주의를 돌리는 것도 방법일 것 같고요.
효주
지금까지 제가 했던 것들 중에 도움이 됐던 건, 물리적으로 스트레스 받을 일을 차단하는 거였어요. 얼마 전에 친구들이랑 일본 여행을 갔는데, 가기 전에는 별 생각이 없었지만 갔다 오니까 가길 잘했다 싶더라고요. 거기에서도 업무 회의에 참여하긴 했지만, “푸딩을 몇 개 사가는 게 좋을까?” 이런 고민에 주의를 돌리다 보니까 한국에서 하던 고민들을 안 하게 되더라고요.
원하는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이 크더라고요.
효주
또, 자기 통제가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도 도움이 됐어요. 저는 스스로에 대한 기대도 많고, 스스로 일상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든요. 그래서 늦잠만 자도 아침을 불쾌하게 시작을 하는 편인데, 원하는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이 크더라고요.
나연
저는 알람을 끄고 푹 자는 게 도움이 됐어요. 보통 평일에는 알람을 항상 맞추고 있으니까, 쉬는 날에는 아예 다 꺼버리고 일어나고 싶은 시간에 일어나면 상쾌하더라고요. 그리고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다면 그냥 빨리 해치워버리려고 하는 것 같아요. 요인을 제거해 버리는 거죠. “다 지나가겠지”라는 생각으로 빠르게 해버리면 조금 나아지더라고요.

이건 제가 연습하려고 하는 건데, 친구들한테 제가 가진 고민들을 얘기하는 것도 스트레스를 낮추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저는 평소에 어떤 일을 겪든 혼자 삭히려고 했던 편이었는데, 그러다 보면 저에게도 좋지 않고, 나중에는 표정으로 드러나거나 해서 친구들에게도 좋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편하게 털어놓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연
저는 영화나 어떤 시리즈물을 정주행하면서 스트레스를 낮추려고 해요. 아니면 엄청나게 시끄러운 음악을 헤드폰을 끼고 풀 볼륨으로 듣기도 하고요. 다만, 잠을 자지 않고 사용하는 방법이어서 그런지 스트레스가 풀린다기보다는 보상받는 느낌이 강하긴 해요.
태연
저는 원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누군가에게 얘기를 해서 풀었는데, 그렇게 하면 그 문제에 더 몰입하게 되고, 더 감정적으로 대응을 한다거나 더 파묻히는 경향이 있어서, 그게 제 스트레스 대처법 중에 도움이 안 됐던 방법인 것 같아요. 도움이 되는 방법은 아무 생각 안 하고 자고, 일어나서 아침 맛있게 먹는 거예요.

불안

D-1 불안 이해하기

불안은 위험, 상실 또는 실패에 대한
실질적·인지적 위기가 감지될 때
자동적으로 나타나는 생리 반응입니다.
인권 의제를 위해 일하며, 인권침해 및
그와 관련된 경험(반발, 공격)에 노출되어 있는
활동가들은
불안을 경험할 위험도 더 큽니다.
유스 활동가들이 불안을 느끼는 상황
안니야 (타이완) 우리 가족은 아이들이 사회운동이나 정치 활동에 참여하는 것에 반대해요. 제가 인권단체에서 유스 활동가로 일한다고 했을 때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죠. 그래서 자꾸 망설이게 돼요.- 알렉스 (캐나다) 제가 불안을 느끼는 건 늘 완벽하려고 하고 다른 사람들한테 제가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려고, 여기 있을 만한 이유가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사람들을 실망시킬까 봐 너무 두려워요. - 음포 (남아프리카공화국) 많은 사람이 “청년은 내일의 리더이자 미래”라고 말해요. 저는 이따금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기 위해 뭔가 혁명적인 말이나 행동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껴요. 그러다 결국 ‘그저 그런’ 말을 하기 싫어서 조용히 있게 되고요. - 수하일라 (모로코) 졸업하고 나니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예전보다 더 커졌어요. 활동가가 위협적이고 반항적인 사람들이라 여겨지는 나라에서 일자리를 찾으려니 혼자 뭐라도 해보겠다고 고군분투하는 기분이에요.
유스 활동가들이 터득한 불안 관리법
음포 (남아프리카공화국) 다른 사람들이 발언할 때 자기 말이 얼마나 ‘그저 그런지’와 상관없이 생각하는 바를 있는 그대로 자신 있게 말하는 모습을 보는 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말을 하면 그게 무엇이든 힘이 실리니까요. - 알렉스 (캐나다) 내 가치는 생산성과 전혀 상관이 없다는 걸 깨닫는 게 도움이 됐어요.  나는 결과가 어떻든 멋진 사람이고, 이건 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매일 나 자신에게 해줘야 하는 말이에요. - 수하일라 (모로코) 소셜미디어에서 발언하려고 노력해요.  제 말이 무언가를, 누군가의 생각을 바꿀지도 모르잖아요(특히 인사 담당자의 생각을요).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며 휩쓸리지 않는 법』, 96-103p.

✏️ 여러분은 유스 활동가로서 어떨 때 불안을 느끼나요?
은미
저는 안니야에게 공감이 됐어요. 저희 어머니께서 제가 활동하는 걸 부정적으로 보셨었거든요. 그래서 작년에 정말 많이 싸우기도 했어요. 걱정을 하셔서 그러신 거기도 하지만요.
모로코에게도 공감이 됐어요. 저도 졸업 후에 무얼 해야 할지 많이 고민하고 있거든요. 인권 단체에 취업을 하더라도 제가 원하는 의제가 있는 곳으로 취업을 할지, 직무는 어떤 걸로 설정을 할지 이런 고민이 들어요. 우리나라는 활동가를 그렇게 좋게 생각하지는 않아서 더 고민이 돼요.
효주
저는 불안은 많이 없기는 해요. 어릴 때 어린이 법회를 다니며 불교적인 훈련을 많이 받았어서요. 불안을 느낀다고 해서 그 불안이 해결되는 게 아니라면 고통스러워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했어서, 그 이후로는 불안 때문에 힘든 건 많이 없었던 것 같아요. 차라리 불안을 느끼면 그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서 그거를 하자는 쪽인 것 같아요.
태연
저도 불안이 그렇게 심한 사람은 아니에요. 그것보다는 90페이지에 나온 것처럼 비백인과 퀴어 활동가로서 느끼는 사회의 시선이 두려울 때가 있어요.
다들 그러지 않을까 싶긴 해요.
능력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으니까요.
나연
저도 불안보다는 부담을 느껴요. 캐나다의 알렉스가 말하는 것처럼, 머리로는 스스로를 증명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걸 알아도, 일부러 일을 벌여가면서 내 자리에서 최소 1인분을 하고 있다는 걸 증명하려고 노력해요. 근데 이건 다들 그러지 않을까 싶긴 해요. 능력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으니까요.
다예
저도 알렉스 같은 생각을 많이 해요. 저는 불안도 있고 인정 욕구도 있어서, 저를 계속해서 증명하고 싶어 해요. 그래서 무언가를 했을 때, 완벽하게 해서 누군가가 흠 잡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은 마음에 더 강박적으로 준비하기도 하고요.
나연
저도 알렉스에 공감을 하긴 하는데 조금 다른 건, 저는 좋은 사람이어야 된다는 강박이 있다는 거예요. 어릴 때부터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있어서 활동할 때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된다는 생각이 커요. 그래서 더 완벽하게 일을 하려고 한다거나, 친구들이랑 불편한 일이 있어도 참고 넘어간다거나 그런 경우가 많아요. 비슷하게, 집에서는 도움이 되는 사람이어야 된다는 생각이 있어요. “내가 돈을 잘 벌어야 가족들을 부양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지 못하면 어떡하지?” 이런 불안이 있죠.
✏️ 유스 활동가들이 터득한 불안 관리법(p. 103)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눠봐요.
“생각하는 바를 있는 그대로 자신 있게” 말을 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은미
음포의 말이 공감이 돼요. 저도 앰네스티에서 유스 대표로서 활동하면서, 제 발언이 어떤 영향을 가지는지에 대한 생각을 계속 하거든요. 제가 고려하지 못한 부분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려 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부담을 느껴서 제가 하는 모든 발언에 대해서 계속해서 생각을 하게 되고, 말을 오히려 더 못하게 되는 상황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하는 바를 있는 그대로 자신 있게” 말을 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예
저는 알렉스처럼 내가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걸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사실, 예전에는 스스로 모든 걸 다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행사를 했을 때 사람들이 80% 정도를 만족하는 것 같다고 느끼면, “내가 훨씬 더 많이 준비하면 사람들이 100% 만족할 수 있나?”라는 생각에 다음엔 더 과하게 준비하곤 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행사는 나 혼자서 만드는 게 아니고 그 공간에 있는 모든 구성원이 같이 만들어 나가는 거라고 깨닫고 나니 마음이 덜 불안해졌어요.
나연
저도 알렉스가 말한 방법을 사용하려고 하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때면 “너 지금 할 일 있잖아”라는 생각과 죄책감이 저를 콕콕 찌르더라고요. 분명 고의적으로 쉬고 있는 건데도, 부담감과 알 수 없는 책임감이 쌓이는 것 같아요.
태연
여러분의 얘기를 들으면서 생각이 난 건데, 저는 인권에 대해 엄청난 걸 얘기하기보다 제가 느끼기에 ‘그저 그런’ 말을 할 때가 많거든요. 그런데 제가 멋드러지지 않더라도 한 마디 한 마디 진심을 담아 말할 때 사람들이 저한테 공감을 해주면 만족감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또, 주변에 있는 친구들이 불안해할 때 내가 조금 더 세심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유스 활동가의 웰빙 워크북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며 휩쓸리지 않는 법』

본 워크북은 인권을 위해 싸우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행복과 액티비즘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도구, 연습활동을 제공합니다. 이 워크북이 스스로를 더 잘 돌볼 수 있게 하는 한편, 서로를 챙겨야 할 필요를 깨닫게 함으로써 인권을 위해 싸우는 여러분의 여정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며 휩쓸리지 않는 법 - 서핑하는 일 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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