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2025년 5월,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강원도 삼척을 2회 연대 방문했습니다.
강원도 삼척은 BTS의 버터 앨범 커버 촬영지로 잘 알려진 맹방해변을 비롯해 아름다운 산과 바다, 동굴, 계곡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관광 명소이자, 한국의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인 삼척블루파워가 2024년부터 상업 가동을 시작한 곳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주요 에너지원인 석탄화력발전과 핵발전의 인권 영향을 살펴보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필요성을 공유한 삼첨 정의로운 전환 투어의 참여후기를 아래에서 확인해보세요!
삼척 정의로운 전환 투어를 다녀와서
작성자: 박성빈
나는 오늘 삼척 정의로운 전환 투어에 다녀왔다. 그저 막연히 좋은 취지겠거니 하고 큰 생각 없이 참여했던 것 같다. 하지만 오늘 삼척 곳곳을 돌아보며 원전 건설 백지화의 역사와, 그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직접 듣고 보고 체험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게 되었다.

원전백지화 기념탑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 참여자들
나는 지금껏 에너지를 너무도 당연하게 소비해왔다. 스위치를 누르면 켜지는 불, 언제든 충전되는 전자기기, 편리한 삶의 기반이 되는 전기들. 하지만 정작 그 에너지가 어디서, 어떻게 오는지는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전기가 만들어지는 과정, 특히 원자력 발전이라는 거대한 시스템 뒤에 어떤 현실이 있는지 무심히 지나쳤다. 오늘 투어를 통해 나는 그런 무관심이 얼마나 편협하고 무책임한 태도였는지를 느꼈고, 스스로가 조금 부끄러워졌다.
삼척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원전 건설을 막기 위해 오랜 시간 싸워왔다는 사실을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다. 그것은 단순한 반대 운동이 아니었다. 자신의 삶터를 지키기 위한 절박하고도 치열한 투쟁이었고, 한 세대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다. 아름다운 바다와 산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국가의 계획이라는 이름 아래 희생되어야 했던 현실, 그리고 그에 맞선 용기 있는 저항.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깊은 감동과 동시에 책임감을 느꼈다.

질의응답시간에 질문하는 참여자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말은 단순히 에너지 전환의 기술적 문제를 넘어서, 그 과정에서 소외되거나 희생되는 지역과 사람들에게 공정한 선택지를 보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라는 걸 알게 되었다. 삼척의 사례는 그 대표적인 예였다. 주민들이 결코 국가의 명령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지켜내기 위해 말하고 싸우고 행동했다는 사실은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 방식에 큰 영향을 줄 것 같다.
오늘의 경험은 단순한 견학이나 체험이 아니었다. 나의 시야를 넓히고, 내 삶과 연결된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 귀중한 시간이었다. 이제라도 에너지 문제와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나 역시 무관심한 소비자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미래와 연대의 길에 함께 서고 싶다. 오늘 같은 프로그램에 또 참여하고 싶고, 주변에도 이 이야기를 더 많이 알리고 싶다.

맹방해변에서 삼척블루파워 항만공사에 대해서 배우고 있는 참여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