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권뉴스

레바논/이스라엘: 민간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피 ‘경고’, 오해의 소지 다분하며 부적절해

이스라엘 군이 베이루트 남부의 교외 지역과 레바논 남부 주민들에게 보낸 대피 경고는 부적절하고 몇몇 경우에는 오해의 소지도 있었다고, 국제앰네스티가 10월 10일 밝혔다. 국제앰네스티는 절대로 민간인을 겨냥해서는 안 되며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는 국제인도법상 이스라엘의 의무가 이러한 경고 발령으로 면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국제인도법상 분쟁 당사자들은 공격 실행 시, 민간인 피해를 피하거나 적어도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이행할 명백한 의무가 있다. 여기에는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피해 지역 민간인들에게 효과적인 공격 경고를 사전에 보내는 것도 포함된다.

아녜스 칼라마르Agnès Callamard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스라엘 군이 인구가 밀집한 베이루트 남부 교외의 다히에Dahieh 주민에게 보낸 경고들은 부적절했다. 우리의 분석 결과, 이스라엘 군이 보낸 경고들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지도를 포함했을 뿐 아니라 너무 촉박하게⎯어떤 경우에는 공격이 시작되기 겨우 30분 전에⎯통보되었다. 이 경고들은 많은 사람이 잠들어 있거나, 오프라인이거나, 언론 보도를 확인하지 않고 있을 한밤 중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발표되었다.”

“게다가 레바논 남부 전체 도시와 마을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지시하는 것은 지나치게 일반적인 경고이므로 부적절하며, 대규모 이주 상황을 만들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한다. 경고의 효과와 관계없이, 경고를 보냈다는 사실만으로 이스라엘이 남은 민간인을 표적으로 여길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자기 집에 남아 있기로 선택한 사람들, 또는 일부 가족이 장애, 나이 및 기타 이유로 거동이 어려워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계속해서 국제인도법의 보호를 받는다. 이스라엘은 어느 장소에서든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이행하는 등 국제법상 자국의 의무를 항시 준수해야 한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에 따르면, 레바논 영토의 4분의 1이 대피 경고를 받았다.

우리의 분석 결과, 이스라엘 군이 보낸 경고들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지도를 포함했을 뿐
아니라 너무 촉박하게⎯어떤 경우에는 공격이 시작되기 겨우 30분 전에⎯통보되었다.
이 경고들은 많은 사람이 잠들어 있거나, 오프라인이거나, 언론 보도를 확인하지 않고 있을 한밤 중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발표되었다.

아녜스 칼라마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효과적인 경고는 안전한 대피로와 목적지에 관한 정보를 시의적절하게 제공해야 한다. 국제앰네스티는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Hassan Nasrallah가 살해된 기습 공격 이후, 9월 27일과 28일 밤 사이 붐비는 도시 지역인 다히에 주민들에게 발령된 두 경고를 조사했다. 당시 공습은 인구 밀집 지역에 있는 주거 건물 전체를 무너뜨렸다. 각각의 경고는 세 곳의 군사 목표물을 언급하면서 주민들에게 해당 지점 인근 500미터 반경 밖으로 대피할 것을 요청했다. 두 경고는 이스라엘 군의 아랍 대변인을 통해 야간에 X(구 트위터)에 발표되었는데, 정확한 대피 시기나 안전한 대피로에 관한 세부 사항은 없었다.

다히에 주민들에게 발표된 두 경고에서, 총 여섯 지역에 관한 대피 경고와 함께 이스라엘 군이 게시한 지도들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 각각의 경우에서 민간인들이 위험 지대로 인식하도록 지도에 강조 표시한 지역은, 민간인들이 대피해야 할 최소 거리라며 이스라엘 군이 민간인들에게 권고한 500미터 반경보다 훨씬 작은 범위에 해당했다.

이스라엘 군은 지상 침공을 시작한 이후 10월 1일에서 7일 사이, 레바논 남부의 도시 및 마을 약 118곳의 주민들에게도 대피 경고를 보냈다. 이스라엘 접경 지점에서 35km 이상 떨어져 있고 유엔이 선언한 완충 지대 바깥에 있는 도시들을 포함하는 이 경고들이 레바논 남부를 무차별 폭격 지대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고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공격 대상이 될 군사 목표물로부터 벗어나려는 민간인들을 위해 분명한 지침을 제공해야 한다. 일부 경우에는 그 특성상 일반적인 성격을 띤 경고도 있겠지만, ‘일반적’이라는 용어를 쓴다고 지나치게 광범위한 경고를 보내 주민들에게 해당 지역 전체를 대피하라는 요청까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일례로 의정서 1에 관한 1987년 논평 참고).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서 발령한 경고들은 지리적으로 광범위한 지역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사실상 경고 대신 대규모 이주를 일으키려는 뜻에서 계획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는다. 국내 실향에 관한 기본 원칙Guiding Principles on Internal Displacement중 다섯 번째 원칙에 따르면, 당국과 국제 행위자들은 국제법상 모든 상황에서 “개인들의 이주를 야기할 수도 있는 상황을 예방하고 피해야 한다”는 자국의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국제앰네스티의 조사 방법

이스라엘의 북부 화살 작전Operation Northern Arrows은 9월 23일에 시작해 베이루트 남부 교외의 베카 벨리와 다히에 등 레바논 전역 곳곳에 격렬한 공중 폭격을 가했다. 레바논 정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쫓겨난 사람들의 수는 120만 명까지 늘어났다. 이 중 절대다수는 최근 3주 사이에 피난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스라엘 군이 보낸 십 수 건의 대피 경고를 검토하고, 2024년 9월 27일과 28일에 발표된 이스라엘의 대피 경고 이후 다히에 지역⎯알-라일라키al-Laylaki, 하이 엘 셀롬Hay El Sellom, 하디 나스랄라Ha di Nasrallah 하이웨이, 부르즈 알 바라즈네Burj al-Barajneh⎯을 떠난 주민 12명을 인터뷰했다. 레바논 남부 여러 마을에 사는 주민 3명도 인터뷰했다.
국제앰네스티 위기 증거 연구소Crisis Evidence Lab는 공격의 영향권 안에 드는 지역들을 분석하고자 이스라엘의 대피 경고에 언급된 지역들을 지도에 표시했다.

이번에 이 경고들을 분석하는 국제앰네스티의 목표는 이스라엘이 군사 목표물에 타격을 입혔는지가 아니라, 이스라엘이 보낸 경고들이 민간인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국제법을 준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것이다.

베이루트 남부 교외: “이건 경고가 아닙니다. 고문입니다.”

9월 27일 밤 11시 6분을 시작으로, 이스라엘 군은 다히에 주민들에게 대피 경고를 보내기 시작했다. 첫 번째 경고에서 이스라엘 군은 알-라일라키와 알-하다스al-Hadath 인근 건물 세 곳으로부터 500미터 밖으로 떨어지라고 X(구 트위터)를 통해 주민들에게 지시하면서, 주민들이 ‘헤즈볼라의 영향권 가까이’ 있다고 주장했다. 알-라일라키, 알-하다스 모두 인구 밀도가 높은 곳이며, 당시 경고 명령은 대피 시기를 공지하지 않았다.

이 경고와 함께 게시된 지도는 건물 주변 지역을 강조해 주민들이 벗어나야 할 500미터 반경을 표시했다. 그러나 강조 표시된 지역은 사실 약 135미터 반경만 다루고 있었다. 지도의 빨간 원 안에는 건물이 30채 있었지만, 실제로 500미터 반경 안에 있는 건물은 500채에 달한다.

이스라엘 군이 X(구 트위터)에 게시한 지도는 대피 명령에 해당하는 지역을 잘못 나타내고 있다

이스라엘 군이 X(구 트위터)에 게시한 지도는 대피 명령에 해당하는 지역을 잘못 나타내고 있다. 빨간 점선 위에 쓰인 글자는 아랍어로 ‘500미터’를 뜻하지만, 사실 이 선이 나타내는 범위는 반경 약 135미터에 불과하다.

베이루트 남부의 알-라일라키 지역을 보여주는 인공위성 이미

베이루트 남부의 알-라일라키 지역을 보여주는 인공위성 이미지. 빨간 원은 이스라엘 군이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지도에서 강조 표시된 곳을 가리킨다. 더 넓은 원이 대피 경고 영향권 안에 드는 500미터 반경에 드는 지역이다.

알-하다스 지역에 발령된 대피 경고도 상황은 같았다. 시트Sheet 건물과 알-살람 단지Al-Salam Complex로부터 500미터 바깥에 물러나 있으라고 주민들에게 경고하며 지도에 강조한 지역들은 사실상 각각 반경 약 125미터, 100미터밖에 되지 않았다.

베이루트 남부의 알-하다스 지역을 보여주는 인공위성 이미지

베이루트 남부의 알-하다스 지역을 보여주는 인공위성 이미지. 빨간 원은 이스라엘 군이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지도에서 강조 표시된 곳을 가리킨다. 더 넓게 표시된 원을 보면 대피 경고의 영향권 안에 드는 지역들을 알 수 있다.

1시간 반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밤 12시 36분경, 현지 언론들은 알-라일라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 소식을 보도했다. 이후 1시간 10분 동안, 레바논 국영 통신사는 다히에 지역에 대한 추가 공격 11건을 보도했다. 이 중에는 대피 경고를 받지 않은 건물 및 지역에 대한 공격도 있었다.

알-라일라키에 사는 언론인 파티마Fatima는 밤 11시 15분경, 나스랄라 공격에 관한 뉴스를 다루고 있을 때, 그곳을 떠나라고 경고하는 남자형제의 연락을 받았다고 국제앰네스티에 말했다.

“차에 올라타 마구잡이로 차를 몰았어요… 알-라일라키에 도착해서 보니 모든 사람이 저처럼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었죠. 더 빨리 그곳을 떠날 생각에 할 수만 있다면 발코니 밖으로 몸이라도 던질 태세였어요. 비명, 뜀박질, 자동차 경적, 오토바이, 비닐봉지… 저는 서둘러서 부모님이 계단을 내려가 제 차에 타시도록 도와드리고는 고양이만 안고 나왔어요… 지금 저는 가져 온 게 하나도 없어요.”

파티마의 설명에 따르면, 그날 밤까지도 알-라일라키는 사람들로 가득 차 북적이는 거주 지역이었고 한다. 다히에에서도 외곽이었기에 그곳이 표적이 되리라고는 주민들이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어머니와 함께 알-라일라키 근처에 살고 있는 아비르Abir는 어머니가 연로하시고 편찮으셔서 계단을 내려올 때도 누가 옮겨주어야 하는 터라 즉시 집에서 대피할 수 없었다면서, 국제앰네스티에 이렇게 말했다. “지옥 같은 밤이었습니다. 집에서 가장 안전한 방, 그러니까 오래된 화장실 바닥에 어머니를 눕혀 드리고, [폭격이 일어나는 내내] 우리는 두 팔로 머리를 감싸고 있었습니다.” 아비르는 친구의 도움을 받아 어머니를 6층에서 아래로 모시고 내려온 뒤 몇 시간 뒤에야 집을 떠날 수 있었다.

지옥 같은 밤이었습니다.
집에서 가장 안전한 방, 그러니까 오래된 화장실 바닥에 어머니를 눕혀 드리고,
우리는 두 팔로 머리를 감싸고 있었습니다.

아비르, 연로하고 병든 어머니를 6층 아래로 모시고 내려와 대피한 주민

9월 28일 새벽 3시, 이스라엘 군은 베이루트 남부 교외인 부르즈 알 바라즈네와 알-하다스 주민들을 대상으로 X(구 트위터)에 또 다른 대피 경고를 발표해, 다른 세 건물로부터 500미터 밖으로 물러나 있으라고 지시했다. 이 경고는 대피 시기를 밝히지도 않았고, 해당 지역을 표시한 지도들도 앞의 경고처럼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 그들이 말하는 500미터 반경보다 훨씬 작은 지역에 강조 표시를 해두었기 때문이다.

베이루트 남부 교외인 부르즈 알 바라즈네 및 알-하다스를 보여주는 인공위성 이미지

베이루트 남부 교외인 부르즈 알 바라즈네 및 알-하다스를 보여주는 인공위성 이미지. 빨간 원들은 이스라엘 군이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지도에서 강조 표시가 되어 있는 지역을 가리킨다. 더 넓게 표시된 원들은 대피 경고의 영향권 안에 드는 실제 지역을 나타낸다.

새벽 5시 47분, 국영 뉴스 통신사는 이스라엘 공격이 알-하다스, 알-라일라키와 더불어 베이루트 남부 교외인 초우이에팟Chouiefat과 알-카파트al-Kafaat를 겨냥했다고 보도했다. 이 곳들은 대피 경고에서 언급되지 않은 지역들이었다. 현지 언론은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을 겨냥한 지속적인 공격을 종일 보도했다.

하이 엘 셀롬 주민인 타그리드Taghreed는 이스라엘의 경고에 관해 들은 바가 없었다면서, 나스랄라를 죽인 대대적인 공격이 벌어진 뒤 떠날 결심을 내렸다고 했다. “우리는 숨어 있었기 때문에 텔레비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소셜미디어도 하지 않아 이스라엘인들이 뭐라고 했는지 모릅니다.”

부르즈 알 바라즈네 주민인 아흐마드Ahmad 역시 연로하신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터라 나스랄라를 죽인 공격 이후 즉시 다히에를 떠날 결심을 내렸다고 말했다. “우리는 다히에를 벗어나는 도로에 계속 발이 묶여 있고, 앰뷸런스들은 저마다 부상자들을 먼저 챙기려고 애쓰고 있는 와중에 차에 틀어 놓은 라디오에서 경고 방송이 나왔습니다. 비통한 심정이었습니다. 이건 경고가 아닙니다. 고문입니다. ‘이제 곧 우리가 너와 네 가족을 다 죽여버리겠다. 어디 한번 어떻게 도망칠지 보여줘봐.’라는 식의 잔혹한 게임 말입니다.”

2024년 9월 30일, 이스라엘 군은 알-라일라키, 하렛 흐레이크Haret Hreik, 부르즈 알 바라즈네 내 주거용 건물 인근으로부터 대피하라는 경고를 보냈다. 그러고는 단 30분 뒤에 일련의 공격을 개시했다. 마찬가지로, 2024년 10월 3일 밤 10시 51분에도 이스라엘 군은 부르즈 알 바라즈네 주민들에게 대피 경고를 보내 즉시 떠나라고 촉구했다. 현지 언론은 대피 명령을 발표하고 몇 분 뒤 ‘대대적인 공격’이 있었고, 밤 11시 30분까지 최소 네 차례의 공격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국제법상 헤즈볼라 및 기타 무장 단체들은 실행이 가능한 한 전투원, 탄약, 무기, 군사 기반시설 등을 인구 밀집 지역 안팎에 배치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그러나 인구 밀집 지역에 군사 목표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이스라엘 군이 국제인도법상 자국의 의무를 면제받는 것은 아니다. 즉, 이스라엘은 무차별적 또는 불균형적인 공격을 피하고, 대피 명령 이후에 해당 지역을 떠나지 못한 민간인을 포함해 모든 민간인을 보호하는 데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여의치 않은 상황을 제외하고 민간인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공격에 관해 효과적으로 사전 경고를 제공하고 민간인 보호를 위해 기타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국제인도법 침해에 해당한다.

레바논 남부 주민들에게 보낸 대규모 대피 경고들

10월 1일, 이스라엘 군은 레바논 남부 주민들에게 두 차례의 대피 경고를 보냈다. 오전 9시 21분에 발표한 첫 번째 경고는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리타니Litani 강 이남으로 차량을 움직이지 말라고 주민들에게 지시하면서, 헤즈볼라가 ‘민간 환경과 주민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낮 12시 18분, 이스라엘 군은 레바논 남부 전역의 25개 도시 주민들에게 대피하여 아왈리Awwali강 북쪽으로 이동하라고 지시했다. 아왈리 강은 이스라엘 국경에서 58km가량 떨어져 있고 리타니 강에서 약 30km 더 먼 곳으로, 2006년 전쟁 이후 마련된 UN 완충 지대에 해당한다.

2024년 10월 2일 오전 9시 11분과 오전 11시 15분, 이스라엘 군은 레바논 남부 전역의 또 다른 도시 및 마을 24곳에 여러 경고를 보내고, 주민들에게 ‘목숨을 지키고 살던 집을 즉시 떠나라’면서 아왈리 강 북쪽으로 이동하라고 명령했고, 남쪽으로 향하는 사람은 전부 위험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스라엘 군은 10월 3일 낮 12시 49분에 또 다른 도시 및 마을 25곳에 비슷한 경고를 보냈고, 10월 4일 오전 9시 11분에는 또 다른 마을 35곳, 10월 7일 낮 12시 58분에는 추가로 25개 마을에 경고를 보냈다.
이 ‘명령들’ 중 어느 것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대피 방법을 제공하지 않은 채, 주민들에게 ‘즉시’ 떠나라고만 지시했다.

레바논 남부 전역에서 대피 경고의 영향을 받은 도시와 마을을 보여주는 지도

레바논 남부 전역에서 대피 경고의 영향을 받은 도시와 마을을 보여주는 지도

이스라엘 정치인들과 군 지도자들이 레바논 민간인과 재산을 합법적인 공격 목표로 고려한다는 점을 내포하는 몇몇 성명이 발표되자, 레바논 남부에 거주하는 민간인들에게 보내는 경고에 대한 국제앰네스티의 우려는 더욱 고조되었다. 2024년 9월 27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부엌마다 미사일이 있고, 차고마다 로켓이 있다”고 말했다. 2024년 9월 21일, 이스라엘 교육부장관은 텔레비전에서 말하길, 헤즈볼라와 레바논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며, 레바논은 “전멸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2024년 6월, 이스라엘 국방장관 역시 이스라엘은 레바논을 “석기 시대로” 돌려놓을 능력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아녜스 칼라마르는 “최근 수일 사이에 레바논에서 벌어진 대규모 인명 피해를 볼 때, 이스라엘이 효과적인 경고 발령을 포함해 어디서든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이행할 자국의 의무를 무시하고 있다는 두려움을 자아낸다. 지난 12개월간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저지른 전쟁 범죄를 조사해온 국제앰네스티는 이스라엘이 가자에 적용한 접근법을 반복해 전례 없는 민간인 피해를 일으키려 한다는 점을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바논 남부에 발령한 경고들, 그리고 리타니 강 이남으로 차량 이동을 금하라는 지시 역시 식량, 의약품, 의료, 연료 등의 필수 물품 및 서비스에 대한 민간인 접근성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를 일으킨다.

리타니 강 남쪽에 있는 곳으로 이스라엘 국경에 가까운 르메이크Rmeich 마을의 경우, 대피 경고는 받지 못했으나 이스라엘이 차량 이동을 금지한 지역에 포함된다. 르메이크의 장로mukhtar는 시내에 있는 물자가 빠르게 줄고 있다면서, 국제앰네스티에 이렇게 말했다. “이곳은 궁핍해질 겁니다. 어떻게 버텨낼 수 있겠습니까? 우리를 쫓아내려는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 보인 행동이 초래하는 상황으로 인해 현지 민간인 대다수는 이주할 수밖에 없는 위험에 놓여 있다.
이스라엘 군이 대피하라고 경고했던 레바논 남부 도시 중 한 곳은 아인 에벨Ain Ebel이다. 이곳은 주민 대다수가 기독교인으로서, 헤즈볼라와 연루되어 있다고 알려진 바가 전혀 없다.

아인 에벨의 주민인 라칸 디아브Rakan Diab는 10월 1일 이스라엘 군이 X(구 트위터)에 게시한 대피 경고에 아인 에벨이 포함되어 있다는 소식에 마을 주민들이 깜짝 놀랐다고 국제앰네스티에 말했다. 경고 발표 직후, 마을 대표는 자신을 이스라엘 군 관계자라고 밝힌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는 마을에 무기가 있으니 약 45분 안에 주민들이 떠나야 한다고 경고했다.

“사람들은 겁에 질렸습니다… 우리는 즉시 짐을 싸서 떠나야 했습니다.” 마을 대표는 이렇게 말하며 주민 대다수가 인근 마을 르메이크로 피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르메이크에서 아왈리 강 북쪽으로 약 100대의 차량을 호송하고자 레바논 군과 레바논 적십자가 안전한 통행로를 마련해 주었다고 했다.

아녜스 칼라마르는 이렇게 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미국을 포함한 이스라엘의 동맹들이 이스라엘에 제공하는 모든 무기 이전과 그 밖의 군사적 지원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이 무기들이 국제법에 대한 심각한 침해를 부추기는 데 사용될 중대한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단체는 또한 헤즈볼라 및 레바논 내의 다른 무장 단체들에 대한 모든 무기 이전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배경

이스라엘의 북부 화살 작전은 9월 23일에 시작되었다. 첫째 날 동안 이스라엘 군은 레바논 전역의 여러 지역에서 최소 1,600건의 공습을 감행했으며, 그 결과 첫 24시간 동안에만 500여 명이 숨지고 1800여 명이 다쳤다. 같은 날,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을 향해 200여 개의 로켓을 발사해 약 10명이 파편 및 잔해로 인한 부상을 입었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점령된 가자지구 사이의 적대 행위가 벌어진 이후,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공격을 개시한 때부터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은 국경을 넘나드는 적대행위를 지속적으로 벌여 왔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2023년 10월 7일 이후로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최소 2083명목숨을 잃었다. 120만여 명이 레바논 내에서 이주했으며, 최소 40만 명이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피신했다.

헤즈볼라의 로켓 다수는 유도 장치가 없어 특정 목표를 겨냥하지 못한다. 본질적으로 부정확한 로켓을 민간인 거주 지역에 발사하는 것은 무차별 공격이므로 국제인도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민간인에 대한 직접 공격 및 민간인을 죽이거나 다치게 하는 무차별 공격은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

2023년 10월 8일 이후로 헤즈볼라와 기타 무장 단체들은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수천 발의 미사일을 발사했고, 그 결과 민간인 16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2024년 7월 27일에는 점령된 골란 고원의 마즈달 샴스Majdal Shams에 공격이 일어나 민간인 12명(전원 아동)이 숨졌다. 10월 8일 이후로 이스라엘 북부 주민 약 6만3천 명도 살던 곳에서 대피했다.

2023년 11월 12일에 헤즈볼라가 일으킨 공격에서는 도베브Dovev 근처에서 기반시설 작업 중이던 전기회사 노동자 한 무리가 대전차 미사일의 타격을 입었다. 이 공격으로 노동자 1명이 현장에서 사망했고, 다른 1명은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2024년 7월 9일에 벌어진 또 다른 공격에서는 점령된 골란 고원 내 91번 고속도로를 지나던 차량이 미사일에 맞아 민간인 2명이 목숨을 잃었다. 같은 날 발표된 성명에서 헤즈볼라는 책임을 시인하고, 조직 일원 1명의 암살에 대응해 인근에 있는 나파Nafah 군사 기지를 겨냥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온라인액션
한국: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점령지역의 즉각 휴전을 촉구하라
탄원편지 보내기
중국은 북한 주민에 대한 강제북송을 멈춰라
온라인액션 참여하기
세상의 부당함에 맞서 싸웁니다
후원하기

앰네스티의 다양한 자료를 통해 인권을 쉽게 이해하고 인권활동에 함께해요.

당신의 관심은 우리가 행동할 수 있는 힘입니다.
이름과 이메일 남기고 앰네스티 뉴스레터를 받아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