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박경석을 위한
편지쓰기 캠페인
[W4R 2024]
“누구도 뒤에 남겨지지 않는 세상을 요구합니다”
박경석은 1983년 8월 행글라이딩 사고로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사고 이전, 22살의 경석은 기타 치는 것을 좋아하고, 친구들과 놀기 바쁜 대학생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장애인의 삶이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장애를 갖게 된 후 그는 장애인으로서 열심히 살아가 보고자 했으나, 한국에서 장애인에게는 일상적인 삶조차 너무나도 어렵고 심지어 위험하다는 현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활동가로서의 인생이 시작되었습니다.

2001년, 지하철역의 휠체어 리프트 앞에서 시위 중인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현재 장애인 인권단체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공동대표인 박경석은 대중교통을 통한 ‘이동권’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중 교통에 대한 접근성이 없으면 장애인은 비장애인들이 누리는 ‘삶’과 ‘일상’에 온전하게 참여할 수 없습니다. 학교에 갈 수 없으니 교육을 받을 수 없고, 직장에 갈 수 없으니 돈을 벌 수도 없으며, 결국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서울의 대중교통은 장애인들에게 안전한 이동수단이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휠체어 이용자들이 서울의 지하철역에서 안전하지 못한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하다가 사망하거나 다쳤습니다.

시위 중 경찰에게 가로막힌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2021년, 박경석을 비롯한 전장연 활동가들은 아직까지도 보장되지 않는 장애인의 권리들을 요구하고, 이를 위한 장애인권리예산의 증액을 요구하며 출근길에 지하철을 휠체어로 타고 내리는 평화로운 집회를 시작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 당국은 폭력적으로 시위를 제지하는 등, 강경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은 시위를 중단하려 했고, 활동가들을 강제로 역 밖으로 끌어냈습니다. 정치인들은 활동가들을 ‘공공의 골칫거리’로 묘사하며 미디어를 통해 비방했습니다. 서울시는 박경석과 전장연을 상대로 여러 차례의 소송을 제기하여 이들의 활동을 저지해왔습니다.

발언하는 박경석 대표의 모습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박경석은 평화적인 시위 중에 경찰과 서울메트로 직원들에 의해 목이 졸릴 뻔 했고, 인권 활동으로 인한 혐의로 여러 건의 소송에 직면해 있습니다. 시위가 진행되던 동안, 공공 일자리에 고용되어 있던 400명의 중증 장애인들이 서울시의 일방적인 예산 삭감으로 하루아침에 해고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경석은 계속해서 싸우고 있습니다. 그는 지하철에서 외칩니다. “우리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습니다. 우리는 누구도 뒤에 남겨지지 않는 세상을 요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