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에서 성소수자 자긍심 축제를 금지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차별적인 법률이 4월 15일에 시행되었다. 이에 국제앰네스티는 “성소수자 자긍심을 금지할 수는 없다Let Pride March”라고 헝가리 당국에 촉구하는 국제적인 캠페인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부다페스트의 성소수자 자긍심 축제 30주년을 앞두고 4월 16일에 시작한 이 캠페인은 사람들이 위협이나 괴롭힘, 폭력 없이 자긍심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을 부다페스트시 경찰청에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 전 세계 사람들이 헝가리에 있는 성소수자LGBTI 및 그들의 앨라이*에게 지지와 연대를 보일 것을 독려하고 있다.
* 앨라이ally: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옹호하는 사람들
오는 6월, 부다페스트 성소수자 자긍심 축제가 열린다. 우리는 차별에 맞서는 모든 이들과 함께 행진할 것이다.
– 데이비드 비그 국제앰네스티 헝가리지부 사무처장
데이비드 비그Dávid Vig 국제앰네스티 헝가리지부 사무처장은 이렇게 말했다. “지난 30년 동안 헝가리 사람들은 부다페스트 거리 곳곳을 행진하며 성소수자 자긍심 축제를 기념하고 성소수자를 위한 평등과 존엄성을 요구해 왔다. 오는 6월, 부다페스트 성소수자 자긍심 축제가 열린다. 우리는 차별, 그리고 표현의 자유와 평화로운 집회를 가로막는 데 맞서는 모든 이들과 함께 행진할 것이다.”
“최근 제정된 성소수자 자긍심 축제 금지법은 성소수자 개인과 집단을 겨냥해 낙인을 찍고, 힘들게 얻은 성소수자의 권리를 빼앗으려는 가장 최근의 조치다. 수많은 사람이 평화롭게 거리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들이 안전하게 행진하도록 허용되어야 한다.”

2023년 부다페스트 성소수자 자긍심 축제에서 사람들이 행진하고 있다.
지난 3월, 협의 없는 긴급 절차 속에 졸속으로 국회를 통과한 새 성소수자 자긍심 축제 금지법 조항에 따르면, 동성애 및 다양한 성 정체성을 18세 미만인 사람에게 ‘묘사하거나 홍보’하는 것을 금지하는 2021년 법안을 ‘위반하는 집회를 개최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이 법에 따르면 당국은 안면인식기술을 동원해 참여자들의 신원을 확인할 권한이 있다. 금지된 집회의 참여자들은 벌금을 선고받을 수 있으며, 주최기관은 형법에 따라 형사 고발 및 최대 1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헝가리 당국은 부다페스트 성소수자 자긍심 축제를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선제적으로 금지하지 않아야 한다.
– 카트리넬 모톡 국제앰네스티 집회시위의 권리 선임 캠페이너
또한, 새로 제정된 법률은 통보된 집회를 경찰이 해산할 수 있는 조건도 넓혔다. 성소수자 자긍심 축제 참가자들을 불법적으로 해산하면 불안과 긴장이 조성되고 폭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국제앰네스티는 경찰이 사람들의 집회시위의 권리를 존중, 보호, 촉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는 국제법상 의무사항으로 요구되는 것이다.
새 법률은 4월 14일, 헝가리 의회가 표결을 통해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채택했다. 이번 표결은 헝가리에 있는 일부 사람들의 성 정체성을 부정할 수 있는 헌법적 근거를 마련해 주었다. 이로써 당국은 아동 보호라는 명목으로 사람들의 권리, 특히 성소수자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게 되었다.
전 세계인들이 성소수자 자긍심 축제를 기념하는 이때, 자긍심 축제를 허락하라#LetPrideMarch고 헝가리 당국에 요구하는 국제앰네스티의 캠페인에 전 세계인이 동참할 것을 권한다.
– 카트리넬 모톡 국제앰네스티 집회시위의 권리 선임 캠페이너
카트리넬 모톡Catrinel Motoc 국제앰네스티 집회시위의 권리 선임 캠페이너는 이렇게 말했다. “헝가리 당국은 부다페스트 성소수자 자긍심 축제를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선제적으로 금지하지 않아야 한다. 행진은 방해 없이 진행되어야 하고, 운영상 책임을 안고 있는 경찰은 인권을 온전히 존중하는 태도로 대응해야 한다.”
“전 세계인들이 성소수자 자긍심 축제를 기념하는 이때, 자긍심 축제를 허락하고#LetPrideMarch, 해로운 고정관념과 차별 및 동성애 혐오와 트랜스젠더 혐오에 근거한 법안 시행을 중단할 것을 헝가리 당국에 요구하는 국제앰네스티의 캠페인에 전 세계인이 동참할 것을 권한다. 집회시위의 권리는 인권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부다페스트 성소수자 자긍심 축제에 참여하는 용감한 시위자들을 지지해야 한다.”
배경
부다페스트 성소수자 자긍심 축제가 6월 28일로 예정된 가운데, #LetPrideMarch 캠페인이 2025년 4월 16일에 시작되었다.
새 성소수자 자긍심 축제 금지법은 집회시위의 권리에 관한 법률, 경범죄에 관한 법률 및 안면 이미지 분석에 관한 법률을 개정한 것으로, 헝가리의 선전법을 위반하는 집회 주최를 범죄화하고, 해당 집회에 참여하는 것을 경범죄로 규정한다. 헝가리의 선전법은 동성애 및 다양한 성 정체성을 18세 미만에게 ‘묘사하거나 홍보하는’ 것을 금한다. 금지된 성소수자 자긍심 축제에 참석한 사람들에게는 최대 20만 헝가리 포린트(약 79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 법안이 헝가리에 촉발한 시위들은 한 달 넘게 이어졌다.
2024년 7월, 국제앰네스티는 헝가리를 포함한 21개국에서 집회시위의 권리를 제한하고 위반하는 일련의 경향과 패턴을 기록해 보고서로 발표했다.
헝가리는 국제적 및 역내 인권 의무를 경시하는 나라 중 하나다. 이 의무사항에 따르면 각국은 평화로운 집회를 존중, 보호 및 촉진하고, 장애물을 제거하며, 평화로운 집회와 표현의 자유에 관한 사람들의 권리를 부당하게 간섭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헝가리 경찰청에 편지를 보내세요.
부다페스트 성소수자 자긍심 축제가 억압과 두려움, 폭력 없이 개최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하세요.